물 주기의 기준

실내 식물을 기르는 사람 대부분이 물 주는 날을 정한다. 매주 일요일, 삼 일에 한 번 같은 식이다. 그런데 같은 식물이라도 계절, 화분 크기, 놓인 자리에 따라 흙이 마르는 속도가 두세 배 차이 난다. 날짜로 물을 주면 여름에는 모자라고 겨울에는 넘친다. 물 주기의 기준은 달력이 아니라 흙이다.

손가락 한 마디의 규칙

검지를 흙에 한 마디 깊이로 넣어 본다. 말라 있으면 물을 주고 축축하면 며칠 더 기다린다. 이것만 지켜도 과습으로 죽는 식물이 대부분 사라진다. 흙을 만지기 싫으면 나무젓가락을 꽂았다 빼서 젖은 자국을 보면 된다. 화분 무게를 들어 보는 것도 익숙해지면 정확하다.

겨울과 여름은 다른 식물이라고 생각하기

겨울에는 성장이 멈춰 물을 거의 쓰지 않는다. 여름에 주 이 회 주던 식물이 겨울에는 이 주에 한 번이면 충분한 경우가 많다. 반대로 여름 베란다는 하루 만에 마르기도 한다. 계절이 바뀌면 물 주는 간격을 처음부터 다시 잡는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한 번 줄 때는 충분히

겉만 적시는 물 주기는 뿌리를 얕게 만든다. 화분 바닥으로 물이 흘러나올 때까지 주고, 받침에 고인 물은 십 분 뒤 버린다. 이렇게 주면 흙 전체가 젖고 다음 물까지 간격이 길어져 오히려 관리가 편하다.

잎이 처졌을 때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기

잎이 처지면 물 부족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과습으로 뿌리가 상해도 똑같이 처진다. 물을 주기 전에 반드시 흙을 먼저 만진다. 흙이 젖어 있는데 잎이 처졌다면 물이 아니라 통풍과 분갈이가 답이다.

식물마다 다른 기준

다육식물과 선인장은 흙이 완전히 마르고 며칠 더 지나서 준다. 고사리와 칼라데아는 겉흙이 마르기 전에 준다. 몬스테라, 고무나무, 스킨답서스 같은 대부분의 관엽식물은 손가락 한 마디 규칙이 맞는다. 새로 들인 식물은 이름을 검색해 이 세 부류 중 어디인지만 알아 두면 된다.

같은 부류라도 화분이 크면 더 천천히 마르고, 플라스틱 화분이 토분보다 더 오래 젖어 있다. 그래서 결국 기준은 식물 이름이 아니라 그 화분의 흙이다.

물의 양을 헷갈리는 사람에게는 화분 부피의 오분의 일 정도가 한 번에 주는 양의 기준이 된다. 이 리터 화분이면 사백 밀리리터쯤이다. 물뿌리개에 눈금이 있으면 이 양을 한 번 재 보고 감을 익힌다. 그다음부터는 흙이 말했을 때 그만큼 주면 된다.

여행으로 집을 비울 때는 떠나기 전날 물을 흠뻑 주고 화분을 창에서 조금 떨어뜨려 마르는 속도를 늦춘다. 일주일 정도는 대부분의 관엽식물이 버틴다. 그 이상이면 물을 채운 페트병을 거꾸로 꽂는 급수기나 심지 급수를 준비한다. 돌아와서 흙을 만져 보고 마른 것부터 물을 주면 된다. 여기서도 기준은 달력이 아니라 흙이다.

이 시리즈에서 다룬 빛, 배수, 분갈이, 벌레는 결국 하나로 이어진다. 흙 상태를 손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생기면 나머지는 저절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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