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갈이 시기와 방법

분갈이는 실내 식물을 기르며 가장 미루게 되는 일이다. 흙을 쏟고 뿌리를 만지는 게 부담스럽고, 잘못하면 식물이 시들까 걱정된다. 그런데 시기와 순서만 지키면 분갈이는 식물에게 가장 큰 선물이 된다.

분갈이가 필요한 신호

화분 바닥 구멍으로 뿌리가 나온다. 물을 주면 흡수되지 않고 바로 흘러나온다. 흙 표면이 딱딱하게 굳어 물이 스며들지 않는다. 물을 줘도 하루 이틀 만에 잎이 처진다. 이 중 두 가지 이상이면 뿌리가 화분을 꽉 채운 것이다. 보통 이 년에 한 번, 빨리 자라는 식물은 매년 해 준다.

가장 좋은 시기

새잎이 나오기 시작하는 늦봄과 초가을이 좋다. 한여름 폭염과 한겨울에는 뿌리가 회복할 힘이 없어 피한다. 구월 중순의 지금이 가을 분갈이의 적기다.

순서

새 화분은 기존 것보다 한 치수만 큰 것을 고른다. 너무 큰 화분은 흙이 마르지 않아 오히려 뿌리가 썩는다. 분갈이 전날 물을 충분히 줘 두면 흙이 뭉쳐 뿌리가 덜 다친다. 화분을 옆으로 눕혀 가장자리를 톡톡 치며 빼내고, 뿌리 뭉치 바깥쪽 흙을 손으로 살살 털어 낸다. 검게 썩거나 물러진 뿌리만 가위로 자른다. 새 화분 바닥에 흙을 깔고 식물을 올려 높이를 맞춘 뒤 옆을 채우고 손가락으로 가볍게 눌러 빈 곳을 없앤다.

분갈이 뒤 관리

바로 물을 흠뻑 주고 일주일은 직사광선을 피한 밝은 그늘에 둔다. 이 기간에 비료는 주지 않는다. 잎이 조금 처지는 것은 정상이고 열흘 안에 다시 선다.

흔한 실수 세 가지

첫째, 분갈이하면서 흙을 전부 털어 내는 것이다. 뿌리 사이의 흙은 뿌리를 보호하니 바깥쪽만 정리한다. 둘째, 새 화분 바닥에 자갈을 두껍게 까는 것이다. 배수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흙 층이 얕아져 물이 더 고인다. 구멍 위에 망 한 장이면 충분하다. 셋째, 분갈이 직후 비료를 주는 것이다. 상한 뿌리에 비료는 독이다.

분갈이 뒤 이 주 안에 새잎이 나오기 시작하면 성공이다. 한 달이 지나도 변화가 없고 잎이 계속 처지면 뿌리를 다시 꺼내 썩은 부분이 남았는지 확인한다.

분갈이하며 나온 헌 흙은 버리지 말고 햇볕에 말려 둔다. 다음 분갈이 때 새 흙과 섞어 쓰거나, 베란다 텃밭 화분의 바닥 흙으로 쓸 수 있다. 뿌리 조각이 섞여 있으면 체로 한 번 걸러 낸다.

분갈이가 두려운 사람에게는 겉흙 갈아 주기가 중간 단계가 된다. 화분 위쪽 흙을 삼 센티미터쯤 걷어 내고 새 상토를 채우는 것만으로도 영양이 보충되고 굳은 흙이 풀린다. 분갈이가 필요한 신호가 아직 없다면 봄가을에 이 정도만 해 주어도 식물은 잘 지낸다. 분갈이는 정말 필요할 때 위의 순서대로 하면 된다.

앞서 잎 끝이 마르는 이유를 다룬 글에서 말했듯, 화분이 작아진 것이 원인이라면 분갈이가 유일한 해결책이다.

이전 글: 가을에 심어 겨울까지 먹는 베란다 잎채소 세 가지 · 같은 주제 글 더 보기